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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사생활의 최종 행선지(목표,지향점)은 성찬식(聖餐式)이다. 예수님께서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요한 6:53)"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성찬식 없이 완전한 영적 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주 성찬식에 참여하는 것은 정교회 신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성찬식은 사랑 안에서 일치의 끈으로 작용한다. 성찬식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정교인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하기 전에는 거룩한 성사에 적극 참여할 수 없는 것이다.
   성찬식의 절정은 신비의 감사의 성사가 행해질 때이며 교인들은 주님의 성체와 성형을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의 신성한 몸과 결합되며,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게 된다. 성찬식에 참례하는 것은 마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계셨을 때의 사실을 상기시킨다. 성찬식에서 우리는 그분의 가르침을 들으며 그분이 행한 기적의 증인이 되어 그분의 영적 동반자가 된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며,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피 흘리신 그분의 희생정신을 따르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증인이 된다. 기도와 성가와 성서봉독으로 구성되어 있는 성찬식은 최후의 만찬이 신비적인 방법으로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루어져 제자들에게 베푸신 만찬에 우리들도 참여케 한다.
   성찬식 중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순간은 제단 위에 놓인 빵과 포도주가 성령의 능력으로 구세주의 성체와 성혈로 성화되는 기도(봉헌기도)를 올리는 순간이며, 이때 성반과 성작의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실재적인 몸과 피로 변화된다. 목요일 밤 성만찬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손수 빵과 포도주를 축성(祝聖)하시어 제자들에게 떼어 나누어 주시며 말씀하셨던 것과 같이 주교나 사제가 축성 기도하면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빵과 포도주는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화되는 것이다. 주님의 살과 피인 이 귀중한 선물은 우리들의 죄를 용서해 주고 영원한 생을 누리게 한다. 이 거룩한 몸과 피로 우리 교인들은 영혼의 영양을 공급받아 주님과 합하며, 그분의 거룩한 삶에 참여하게 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는 부활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제들이나 교회의 교부들은 성체성혈을 "불멸의 양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성찬식에 참례하여 주님의 영적인 살과 피를 마시려고 하는 교인들은 먼저 사제나 주교에게 고백성사를 하고, 죄 사함을 받아 충분하게 영적 준비를 한 다음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라고 권고하고 있다.
   거룩한 신비의 성찬식을 기념하는 일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물질적인 것이 신성한 몸과 피로 변하는 것이다. 그것의 목적은 신자들의 성화(聖化)인데 그들은 이런 신비를 통하여 죄 사함과 하늘나라의 상속을 받는다. 이런 목적을 위한 도움으로서 기도와 시펀, 그리고 성서봉독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성만찬식의 앞과 뒤에 말하고 행해지는 모든 신성한 행위와 형태들이 바로 그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온갖 거룩한 것들을 거저 주시지만 우리는 그분에게 아무 것도 드리지 못하므로 따라서 그 분이 주시는 모든 것은 절대적인 은총임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분은 성화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그 분은 우리로 하여금 세례와 견진을 받게 하신다. 그분은 이런 방식으로 우리를 신성한 잔치에 받아들이시고 우리가 엄숙한 식탁에 앉는 것을 허락하신다. 우리는 신성한 신비의 효과를 얻어 가지기 위해서 은총과 잘 준비된 상태로 그 신비에 다가가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는 무엇보다도 거룩한 의식 속에서 가능하다. 거룩한 의식 속에서 우리는 의식에 담긴 성스러운 행위와 형태뿐 아니라 기도와 시편들이 우리 안에 이루어짐을 본다. 그것들은 우리를 깨끗하게 하고, 우리가 거룩함을 받아 보존하고 가지고 살기에 알맞도록 한다.
   거룩한 의식은 우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성화한다. 첫째 방식은 기도와 시편, 그리고 성서봉독을 통해 도움 받는다. 기도는 하는님을 향하도록 하고, 우리의 죄에 대해 용서를 빌게 한다. 시편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너그러이 보시게 하고 화해의 결과인 넘쳐나는 자비가 우리에게 임하게 한다. 성서는 하느님의 선하심과 인간에 대한 그 분의 사랑을 선포한다. 그러나 또한 그분의 정의와 심판이 엄하다는 것을 선포하며 우리 영혼 속에 주님에 대한 두려움을 가르치고 그 분에 대한 사랑의 불을 밝히며, 그럼으로써 그 분의 명령을 지키려는 큰 열정이 우리 마음에 일어나게 한다. 사제와 신자들의 영혼을 더 맑게 하고 신성하게 하는 이런 모든 것들은 그들로 하여금 의식의 목표인 거룩한 신비를 받아들이고 보존하는 일에 잘 맞게 해 준다. 둘째 방식은 사제가 성찬식을 통해서 드러내는 모든 행위이다. 성찬식의 첫 부분은 구속사역의 시작을 표현하며 다음 부분은 이 일의 계속을,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이 일의 결과를 표현한다. 그러므로 이 의식에 참여하는 이들은 그들의 눈으로 이 모든 신성한 것들을 보게 된다. 빵과 포도주의 축성, 곧 희생 그 자체가 구세주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기념(記念)한다. 왜냐하면 희생제사는 이 귀한 선물들(빵과 포도주)을 주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키며, 그것은 이 모든 신비의 중심이고 십자가에 달리셨으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하늘로 올라가신 바로 그 몸이기 때문이다.